흙과 불 사이에서 시간이 말을 걸 때

가마 앞 작업실에서 흙과 도자기를 다루는 조용한 장면

작업실에 들어오는 시간은 일정하지 않다 문을 열면 먼저 냄새가 있다. 어제와 같은 공간인데도, 공기는 늘 다르게 느껴진다. 아직 손대지 않은 상태 작업대 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흙은 이미 공기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 단계에서 결정되는 것들이 있다는 Read more…


깨진 것은 실패가 아니라, 기록의 방향을 바꾼다

깨진 도자기 조각과 작업대 위에 놓인 파편

소리가 먼저 알려준다 눈보다 빠르다. 아주 짧은 마찰음이 난다. 손에서 떨어지는 순간 바닥에 닿기 전까지는 아직 모른다. 깨질지, 버틸지. 그 짧은 시간에 판단은 없다. 파손은 항상 극적인 방식으로 오지 않는다 금이 간 채로 남아 있기도 하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Read more…


광택은 마지막에 생기지만, 판단은 그 전에 끝난다

유약이 발린 도자기 표면의 미묘한 광택과 반사

표면을 보는 시선은 생각보다 늦다 손이 먼저 지나간다. 눈은 그 다음에야 따라온다. 빛을 기다리는 시간 광택은 결과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준비는 훨씬 앞에서 시작된다. 유약이 남기는 것은 색보다 두께다 같은 색도 다르게 보인다. 겹친 층이 빛을 다르게 돌려주기 때문이다. 붓질의 Read more…


전통 기법이라는 말이 너무 빠를 때

도자 작업 중 상감 기법을 적용하는 손과 작업 도구

이름이 붙기 전의 손동작 처음부터 전통이었던 것은 없다. 그저 반복된 손의 방향이 있었을 뿐이다. 설명보다 먼저 온 습관 누군가는 그렇게 해왔고, 그 다음 사람은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 과정이 오래 지속되면 이름이 생긴다. 기법은 정답이 아니라 선택에 가깝다 같은 목적에도 Read more…


흙이 마르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작업대 위에서 건조 중인 도자기와 자연광이 드는 작업실

작업대 위의 시간은 고르게 흐르지 않는다 같은 날, 같은 흙을 쓴다. 그런데 마르는 속도는 늘 다르다. 손이 먼저 느끼는 변화 표면이 식기 전에 손이 먼저 알린다. 조금 늦었다는 신호. 그 신호를 무시하면 결과가 남는다. 물은 사라지지만 흔적은 남는다 눈으로 보면 Read more…


불은 같은데, 결과는 늘 다르다

가마 내부의 불길과 소성 중인 도자기 모습

불을 다루는 일은 반복에 가깝다 같은 가마를 쓴다. 같은 온도를 목표로 한다. 그럼에도 남는 차이 어제와 오늘의 불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늘 조금씩 어긋나 있다. 그 어긋남이 쌓여서 경험이 된다. 불은 방향을 갖고 움직인다 가마 안에서 열은 균등하지 Read more…


유약이 마르는 동안, 도자기는 말을 아낀다

유약, 가마, 백자, 청자, 도자기 제작

가마 앞에서 시간을 세는 사람들 불이 켜지면, 말이 줄어든다. 누가 먼저 조용해지는지 모를 만큼 자연스럽다. 대기실 같은 작업장 도구는 제자리에 있는데, 공기는 늘 조금 다르다. 같은 흙을 만져도 손끝의 느낌이 매번 바뀐다. 오늘은 특히 손이 건조하다. 흙은 기억을 잘하지만, 설명을 Read more…